최근 한 대선 후보가 유세 중 ‘호텔경제학’ 이야기를 꺼냈다. 한 관광객이 호텔 예약금 10만 원을 맡기고 방을 보러 간다. 호텔 주인은 그 돈으로 외상값을 갚는다. 돈은 식료품점, 치킨집, 신발가게, 빵집을 거쳐 다시 호텔로 돌아온다. 손님은 여행 계획이 바뀌었다며 예약을 취소하고 10만 원을 돌려받는다. 외부에서 들어온 돈은 없지만, 마을 안에서 거래가 여러 번 일어났다는 것이다. 그래서 경제가 살아났다고 말한다. 이야기는 간단하고 이해도 쉽다. 그래서 더 그럴듯하게 들린다. “이게 지역화폐 효과다”, “기본소득도 이 원리로 돌아간다”는 설명은 경제를 어렵게 느끼는 사람들에게 큰 설득력을 준다. 하지만 바로 그래서 더 냉정하게 물어야 한다. 정말로 그 돈이 마을 경제를 살렸는가? 첫째, 이 이야기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