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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미개혁 2

달력의 역사 그리고 사라진 날들

인류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시간을 측정해왔다. 밤하늘을 지배하는 달은 주기적으로 차고 기울었고, 대략 한 달이 30일이라는 개념을 형성하게 했다. 계절이 반복됨을 인지하며 12달을 기준으로 한 음력이 등장했다. 그러나 모든 문명이 음력에만 의존한 것은 아니었다. 고대 이집트 문명은 나일강의 범람 주기를 예측하는 것이 생존과 직결되었기에 더욱 정밀한 달력 체계를 모색했다. 음력만으로는 범람 시기를 정확히 맞추기 어려웠고, 태양의 움직임을 기반으로 한 태양력을 발전시켰다. 이 태양력은 1년을 365일로 설정하고, 윤년 개념을 도입해 계절과의 오차를 줄이는 혁신적인 방식이었다. 이집트를 정복한 로마는 자신들의 달력보다 이집트 태양력이 더욱 정확하다는 점을 깨닫고 이를 도입했다. 기원전 46년, 율리우스 카이사르..

인문학 2025.03.06

앞당겨진 두 달, 그리고 계절의 불편함

우리는 매년 1월 1일을 새해 첫날로 맞이한다. 하지만 그 날이 과연 새로운 시작에 적절한 시점인지 돌아보면 의문이 든다. 해가 가장 짧고 밤이 긴 한겨울에 새해를 맞이하는 것이 인간의 생체리듬과 자연의 순환에 부합하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2천 년 전 인류는 본래 3월이 한 해의 시작이었다. 이는 농경 사회에서 자연스러운 선택이었다. 겨울이 지나고 날이 따뜻해지며 농사가 시작되는 계절, 군대가 이동하기 좋은 시기가 곧 한 해의 출발점이었던 것이다. 당시 사람들은 10개월 동안 활발하게 활동한 후, 해가 가장 짧은 12월이 되면 동면에 가까운 휴식기에 들어갔다. 그리고 3월이 오면서 다시금 새로운 한 해를 준비했다. 오늘날의 12월을 의미하는 'December'가 본래 '열 번째 달'이라는 뜻이었고..

인문학 2025.03.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