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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31

삼성바이오 인적분할과 지주회사 설립의 의미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회사를 나눴다. 기존 사업에서 복제약(바이오시밀러) 부문을 떼어내 새로운 회사 ‘삼성에피스홀딩스’를 만든다는 발표다. 이번 분할은 기존 주주가 새 회사의 주식도 똑같이 나눠 갖는 ‘인적분할’ 구조다. 회사는 나뉘지만, 주주 입장에서는 손해가 없다. 오히려 더 깔끔한 구조로 바뀌는 셈이다. 참고로 물적분할은 모회사가 새 회사를 만들어 지분을 모두 보유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신설회사가 상장하면 기존 주주의 지분가치가 줄어드는 문제가 생겨, 종종 소액주주들의 반발을 불러온다. 이런 점에서 삼성바이오가 인적분할을 선택한 것은 주주 신뢰를 고려한 결정으로 볼 수 있다. 분할의 이유는 분명하다. 삼성바이오는 의약품을 대신 만들어주는 CDMO(위탁개발생산) 사업과 복제약을 개발해 판매하는 바이오시..

산업 2025.05.22

제로에너지건축물 뭐길래? 분양가는 인상, 관리비는 인하

6월 30일부터 민간이 짓는 아파트도 에너지 자립률을 갖춘 ‘제로에너지건축물(ZEB)’ 기준을 적용받는다. 지금까지 공공건축물에만 적용되던 제로에너지 설계 의무화가, 앞으로는 30세대 이상 민간 공동주택 신축 시에도 ZEB 5등급 수준의 기준을 따라야 한다. 제로에너지건축물은 고단열 설비와 고효율 기기(패시브·액티브 기술), 태양광·지열 등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조합해 건물의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하고 일부를 자체 생산하는 구조다. 정부가 민간에 적용하는 이번 기준은 ZEB 5등급 인증 그 자체는 아니지만, 이에 준하는 자립률(13~17%)을 의무화한 것이다. 건설사들도 흐름을 따르려 하지만, 공사비 상승 부담은 여전하다. 고단열 창호, 고효율 냉난방 시스템, 에너지저장장치(ESS), 태양광 패널 등 친환경..

산업 2025.05.19

삼성전자는 10년 전, 왜 노트북 사업을 포기했을까?

2014년, 삼성전자는 조용히 노트북 시장에서 발을 뺐다. 유럽 시장을 중심으로 노트북 판매를 중단했고, 이후 글로벌 제품 출시도 자취를 감췄다. 당시 삼성의 판단은 명확했다. ‘PC 시대는 끝났고, 태블릿이 대세다’는 흐름을 읽은 것이다. 태블릿 시장은 당시 급격히 팽창하고 있었고, 모바일 중심 생태계는 IT 업계의 미래로 여겨졌다. 하지만 지금 시점에서 보면, 삼성의 전략은 명백한 오판이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태블릿은 예상만큼 성장하지 못했고, 오히려 노트북 시장은 코로나19 팬데믹과 함께 재도약의 계기를 맞았다. 업무와 교육, 콘텐츠 소비가 모두 노트북으로 수렴되면서 수요가 다시 활기를 띠었다. 애플은 M1 칩을 앞세워 맥북을 재정의했고, HP·레노버·델은 글로벌 시장을 확고히 장악했다. 삼성전자는..

산업 2025.05.16

삼성전자 플랙트 인수...성장동력? 반도체 피로감?

삼성전자가 독일의 유럽 최대 공조기업 플랙트(FläktGroup)를 2조3천억 원에 인수했다. 데이터센터와 산업시설용 중앙공조 전문 기업인 플랙트는 냉난방공조(HVAC) 분야에서 100년 넘는 업력을 가진 글로벌 강자다. 삼성은 이번 인수를 통해 “종합공조 업체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반도체와 휴대폰을 양 날개로 삼아 달려온 삼성전자가 갑자기 ‘에어컨 회사’를 인수한 배경은 무엇일까. 일반 소비자의 눈에는 다소 생뚱맞게 느껴질 수 있다. 긍정적인 시각에서 보자면, 이번 인수는 반도체와 모바일이라는 기존 수익 구조에 의존하지 않고, 미래 산업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다업 다각화 전략’의 일환이다. 데이터센터, 병원, 공항, 박물관 등은 AI·자율주행·로봇 등 신기술 확산과 함께 냉각 안정성이 핵심..

산업 2025.05.14

보이지 않는 힘, 로봇 관절이 산업을 움직인다

로봇이 걷고, 팔을 뻗고, 병원에서 수술까지 하는 시대다. 인공지능이 똑똑해졌다고들 말하지만, 그 똑똑한 머리를 실제로 움직이게 하는 건 따로 있다. 바로 ‘로봇 관절’이다. 로봇을 구성하는 두 축이 있다면 하나는 뇌, 다른 하나는 관절이다. 뇌는 인공지능이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인간의 인지 능력을 이미 능가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하지만 이 지능이 실제 세계에서 사람처럼 작동하려면 반드시 정교한 운동 관절이 필요하다. AI가 뇌를 만들었다면, 관절은 몸을 현실화하는 열쇠다. 이 때문에 로봇 관절 산업은 로봇 진화의 핵심 기술 분야로 부상하고 있다. 사람이 어깨를 돌리고 팔꿈치를 접을 수 있듯, 로봇도 부드럽게 움직이려면 여러 개의 관절이 필요하다. 최근 주목받는 ‘다관절 로봇’은 이러한 유연한 움직임을..

산업 2025.05.12

근력 증강 착용형 로봇, 생활 속으로 성큼

서울 구로구청이 환경미화 업무에 ‘근력 증강 착용형 로봇’을 시범 도입했다. 무게는 1.6㎏에 불과하지만, 하체 부담을 덜어주는 보조장치의 효과는 분명하다. 전신이 기계화된 로봇 시대는 아직 멀었지만, 신체 일부에 기계의 힘을 더하는 ‘보조 로봇’ 시장은 이미 현실이 되고 있다. 구로구는 골목과 계단이 많은 지역 특성상, 환경미화원들이 종량제 봉투나 무단 투기 쓰레기를 수거하면서 무릎·허리 부상을 겪는 일이 잦다고 판단했다. 특히 75ℓ 종량제 봉투는 7~8㎏에 이르고, 혼합 쓰레기의 경우 10㎏ 이상이 되기도 해 반복 작업 시 근골격계 질환 위험이 높다. 착용형 로봇은 사용자의 하체 움직임을 감지해 보조력을 제공한다. 다리에 밀착된 지지대가 보행 시 무릎을 당겨주고, 체중이 실릴 때 충격을 흡수한다. ..

산업 2025.04.30

한반도 바다를 가르는 3개의 전선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잠수함 건조에 속도를 내고 있다. 도산안창호급을 시작으로 3000톤급 이상 대형 잠수함이 잇따라 진수되고 있으며, 국내 방산기업들은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해외 수출 시장에도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는 한반도 주변 바다를 지키는 일이다. 한반도를 둘러싼 해역은 지금 세 개의 전선으로 갈라져 있다. 동해, 서해, 남해가 각각 다른 성격의 안보 위협에 노출돼 있으며, 바닷속 힘의 균형이 수면 위 정치보다 더 예민하게 요동치고 있다. 동해는 북한의 SLBM 위협이 집중된 구역이다. 북한은 신형 잠수함을 개발해 수중에서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능력을 확보하려 하고 있으며, 이에 대응해 미국은 핵추진잠수함을 순환 배치하고 있다. 한국 해군은 도산안창호급 잠수함을 전력..

산업 2025.04.29

플라스틱 지고, 합성고무 뜬다 – 석유화학의 명암

석유화학 산업이 전반적인 침체를 겪는 상황에서, 금호석유화학은 이례적으로 흑자를 기록해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지난해 이 회사는 약 7조 원의 매출과 2,700억 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LG화학,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 등 국내 주요 화학기업이 적자 행진을 이어간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러한 실적은 단순한 숫자 이상의 함의가 있다. 금호석화는 석유화학 산업의 주력 제품인 범용 플라스틱 대신, 합성고무라는 특수소재에 집중해왔다. 이른바 '선택과 집중'. 누구나 말은 쉽게 하지만, 시장이 호황일 때도 그 방향을 지켜내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합성고무는 원유에서 뽑아낸 화학물질을 조합해 만든 인공 고무다. 천연고무보다 내구성과 물성 조절이 뛰어나 자동차, 의료, 산업용 소재로 널리 사용된다...

산업 2025.04.24

정찰위성 4호기 성공…더 촘촘해진 하늘 감시망

대한민국이 군 정찰위성 4기를 갖춘 세계 5번째 국가로 올라섰다. 22일 발사된 정찰위성 4호기가 우주 궤도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지상국과의 교신에 성공하면서, 한국의 대북 감시 역량이 질적으로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이번 4호기에는 정찰위성의 '눈'이라 불리는 SAR(Synthetic Aperture Radar, 합성개구레이더) 센서가 완전 국산 기술로 장착돼 주목된다. 정찰위성은 크게 위성 본체와 탑재체(SAR·EO/IR)로 구성된다. 그동안 SAR 기술은 고난도 기술 집약체로 손꼽혀 왔다. 미국과 유럽 일부 국가가 독점해온 기술로, 한국도 과거 2·3호기 정찰위성에서는 해외 기술을 부분적으로 도입해 제작했다. 그러나 이번 4호기는 설계부터 신호처리 알고리즘, 고속 영상 전송 링크까지 모두 ..

산업 2025.04.23

네이버, 컬리와 손잡고 쿠팡 공략 나섰다

네이버가 신선식품 전문 플랫폼 컬리와 손잡았다. 단순한 입점 이상의 의미다. 유통 시장의 권력 구도에 균열을 내겠다는 시도다. 쿠팡을 견제하려는 전략적 연대라는 분석이 나온다. 쿠팡은 지난 10여 년간 유통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었다. 직매입과 자체 배송망, ‘로켓배송’으로 압축되는 소비자 경험이 핵심이었다. 기존 대형 유통사들이 대응하지 못하는 사이, 쿠팡은 유일한 생존자처럼 성장했다. 새벽배송까지 내재화하면서 독보적 브랜드가 됐다. 반면, 네이버는 검색 기반 커머스 플랫폼으로 고객 기반은 강했지만, 물류 인프라와 신선식품 배송에서는 약점을 드러냈다. 이 약점을 채워줄 존재가 바로 컬리다. 큐레이션 중심의 독점 상품, 충성도 높은 30~40대 여성 고객층, 정교한 새벽배송 시스템을 갖춘 컬리는 네이버의 ..

산업 2025.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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