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은 ‘인화(人和)’를 중시한 고(故) 구본무 회장의 경영철학 덕분에, 타 재벌들에 비해 유난히 조용한 집안으로 유명했다. 구 회장 사후에도 장자 중심의 승계 관행에 따라, 친아들이 아닌 조카인 양자 구광모에게 경영권이 넘어갔고, 별다른 분쟁 없이 정리됐다. 그러나 2023년, 구 회장의 부인 김영식 여사와 두 딸, 장녀 구연경·차녀 구연수 씨가 구광모 회장을 상대로 상속회복청구 소송을 제기하면서, LG가의 ‘조용한 승계’ 이미지는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 소송은 단순한 가족 간 재산다툼을 넘어, 한국 재벌의 승계 방식과 언론의 태도까지 돌아보게 만든다. 특히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가 미국 뉴욕타임스를 통해 억울함을 호소한 사실은, 국내 언론을 향한 불신과 무력감을 대변한다. 쟁점은 명확하다. 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