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산도 유배지에서 조선시대 실학자 정약전은 물고기를 관찰하고 기록했다. 서해 해류를 따라 이동하는 어종을 하나하나 살폈고, 백성들에게 도움이 될 내용을 정리했다. 자산어보는 그렇게 태어났다. 생선의 생김새, 서식지, 잡는 법, 맛까지 담겨 있었다. 조선 후기 민중을 위한 실용 지식서였다. 정약전은 형제 중에서도 과묵하고 책임감이 강한 인물로 전해진다. 동생 정약용도 강진에 유배되었다는 소식을 듣자, 뭍으로 나와 그를 만나려 했다. 그러나 풍랑을 만나 세상을 떠났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정약용은 형의 사망 소식을 뒤늦게 듣고 흑산도로 향했다. 유품을 정리하기 위해서였다. 그곳에서 형이 남긴 자산어보를 발견했다. 하지만 책은 온전한 형태가 아니었다. 자산어보는 벽지로 변해 있었다. 정약전이 살던 유배지는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