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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클라베, 이성의 시대 속 신비의 욕망

지금 로마 바티칸의 시스티나 성당에서는 교황 선출을 위한 콘클라베가 진행 중이다. 수많은 인파가 성베드로 광장을 메우고, 연기의 색깔 하나에 세계의 시선이 쏠린다. 콘클라베는 단지 종교 의식이 아니다. 중세의 전통이 21세기에도 살아 숨 쉬는, 인류사에서 가장 오래된 ‘지도자 선출 절차’ 중 하나다. ‘콘클라베’라는 말은 라틴어 cum clave, 즉 ‘열쇠로 잠그다’에서 유래했다. 말 그대로 문을 걸어 잠그고 외부와 철저히 단절된 채, 추기경들만의 공간에서 투표가 이루어진다. 전 세계 13억 가톨릭 신자를 대표해 약 120명의 추기경들이 교황을 선출하며, 이들 중 80세 이상은 투표권이 없다. 이들은 모든 통신 수단을 반납한 뒤 시스티나 성당에 머물며 하루 네 차례 투표를 반복한다. 흰 연기가 피어오르..

인문학 2025.05.08

인도-파키스탄 분쟁, 영국이 만든 또다른 비극

4월 22일, 인도령 카슈미르의 파할감(Pahalgam)에서 힌두교 순례객 26명이 무장세력의 공격으로 숨졌다. 인도는 이에 대한 보복으로 파키스탄과 그 실효지배 지역 내 9개 지역에 공습을 감행했다. 파키스탄도 맞보복에 나서면서 카슈미르 지역은 또 다시 유혈사태를 맞았다. 이번 사태는 테러 대응을 둘러싼 충돌이지만, 뿌리는 77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47년, 영국은 인도를 떠나며 힌두교 중심의 인도와 이슬람 중심의 파키스탄을 분리 독립시켰다. 그러나 카슈미르 문제는 미해결 상태로 남겼다. 이슬람 인구가 다수였던 카슈미르는 당시 힌두교도였던 군주 하리 싱의 결정에 따라 인도에 병합되었다. 주민들의 의사와는 무관했다. 파키스탄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고, 이듬해 전면전이 벌어졌다. 유엔이 개입해 휴전..

역사 2025.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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