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약사, 변호사 등 전문직의 미래를 위협하는 플랫폼

news1657 2025. 3. 10.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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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에서 플랫폼 스타트업과 직능단체(전문직 협회) 간의 갈등이 잇따르고 있다. 닥터나우와 대한약사회, 로톡과 대한변호사협회, 삼쩜삼과 한국세무사회, 강남언니와 대한의사협회, 직방과 한국공인중개사협회 등 업종을 막론하고 비슷한 양상으로 충돌이 반복된다. 신기술을 활용한 서비스 혁신이 기존 업권을 위협하면서, 한쪽에서는 '혁신을 가장한 편법 영업'이라 주장하고, 다른 쪽에서는 '소비자의 선택권을 막는 기득권 수호'라 반발한다.

 

이 같은 갈등은 전문직 시장뿐 아니라 다양한 산업에서 반복된다. '타다'는 공유 모빌리티 혁신을 시도했지만, 택시업계의 반발로 법 개정을 통해 사실상 금지되었다. 반면, 해외에서는 우버, 리프트, 그랩 등이 도시 교통의 새로운 대안으로 자리 잡았다. 한국에서는 기존 업계의 반대로 혁신이 가로막히는 경우가 많다.

 

전문직 협회는 오랜 기간 쌓아온 전문성이 플랫폼에 의해 위협받는다고 주장한다. 닥터나우의 약 배달 서비스는 약사들의 역할을 축소시키고, 로톡은 법률시장의 공공성을 해친다고 본다. 삼쩜삼은 세무사의 고유 업무를 빼앗고, 강남언니는 의료광고를 교묘히 활용한다는 비판을 받는다. 직방 역시 중개업자 없이 부동산 거래를 성사시키려 해 공인중개사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그러나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기존 시스템이 불편하고 비효율적이라는 불만이 많다. 비대면 진료와 약 배달은 병원 방문이 어려운 상황에서 유용한 대안이 될 수 있다. 법률 서비스의 문턱이 높았던 상황에서 로톡 같은 플랫폼은 소비자의 접근성을 크게 높였다. 세금 신고가 복잡한 만큼 삼쩜삼이 간편한 해결책을 제공한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 부동산 중개 수수료에 대한 불만도 직방 같은 모델의 등장으로 해소될 수 있다.

 

특히 한국의 신산업 규제는 글로벌 시장과 비교하면 폐쇄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우버는 전 세계 70개국 이상에서 운영되며, 동남아에서는 그랩이 모빌리티, 금융, 배달 등으로 확장했다. 반면 한국에서는 신기술 기반 서비스가 기존 업계의 반대로 인해 규제에 가로막히는 경우가 많다. 혁신 기업들이 시장을 개척하기 어려운 구조가 지속되면서, 글로벌 경쟁력이 약화될 위험이 커지고 있다.

 

AI 시대를 맞아 변화의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다. 세계 각국은 AI를 활용한 서비스 혁신을 추진하고 있으며, 법률, 의료, 금융, 부동산 등 전통적인 전문직 시장도 디지털화되고 있다. 한국이 변화를 늦추려 한다면, 글로벌 플랫폼 기업들이 우리 시장을 잠식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기존 전문직 협회들이 지키려 했던 영업권마저 위협받을 수 있다.

 

이제 규제와 혁신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기존 업권 보호가 필요하다면 일정한 규칙을 마련해 신기술과 공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비대면 진료는 환자 안전을 고려해 가이드라인을 정하고 허용할 수 있으며, 법률 플랫폼도 변호사 윤리 규정을 유지하면서 소비자 접근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조정될 수 있다.

 

전문직 종사자들도 변화를 받아들여야 한다. 반발만으로는 혁신을 막을 수 없다. 소비자의 선택권은 더욱 확대될 것이고, 기술 혁신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변화에 저항하기보다 플랫폼과 협력하고, 기존 전문성을 디지털 환경에 맞춰 진화시키는 것이 살아남는 길이다. 기존 업계가 플랫폼을 적으로 돌리기보다 협력과 공생을 통해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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