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퓨리오사AI, 성장의 문턱에서 해외로 팔리나

news1657 2025. 3. 9.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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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이미지 사진 24

 

미국에 엔비디아가 있다면, 한국엔 퓨리오사AI가 있다는 말이 나돌 정도로 주목받았던 스타트업 퓨리오사AI’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인수 대상으로 떠오르며, 국내 기술 생태계의 구조적 한계를 다시 한번 드러내고 있다. 메타가 퓨리오사AI 인수를 적극 추진하고 있으며, 대만의 TSMC도 전략적 투자 가능성을 검토 중이다. 국내 반도체 업계에서는 해외 투자 유치의 긍정적 효과와 국가 전략 기술 유출에 대한 우려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퓨리오사AI2017년 삼성전자와 AMD 출신 엔지니어들이 창업한 AI 반도체 설계 기업이다. 성능과 가격 경쟁력을 동시에 갖춘 AI 반도체를 개발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으며, 최근 엔비디아 중심의 AI 반도체 시장을 다변화하려는 움직임 속에서 글로벌 IT 기업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그러나 정작 국내에서는 성장에 필요한 자금과 환경을 확보하지 못한 채 해외 인수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AI 반도체 산업은 연구·개발부터 양산까지 천문학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그러나 국내 투자 시장은 퓨리오사AI2000억 원조차 충분히 제공하지 못했다. 반면, 미국과 중국의 AI 반도체 기업들은 조() 단위의 투자를 받으며 글로벌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다. 퓨리오사AI 역시 국내에서 독자 생존이 어렵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 놓였다.

 

퓨리오사AI의 백준호 대표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국내에서 자금을 충분히 조달할 수 있다면 굳이 해외 매각을 고려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국의 벤처 생태계에서는 스타트업이 감당하기 어려운 자금 조달의 벽이 가로막고 있다. AI 반도체는 단순한 기술 스타트업이 아니라, 국가 경쟁력과 직결되는 전략 산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국내 투자 시장은 아직 이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국부펀드 조성 등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27년까지 3조 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이 자금이 실제 AI 반도체 기업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다. 지금까지 정부의 반도체 지원 정책은 대기업 중심으로 설계되어 왔으며,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체계는 상대적으로 미흡했다. 대규모 자금을 필요로 하는 AI 반도체 기업들이 해외 인수 논의에 놓이는 근본 원인도 여기에 있다.

 

퓨리오사AI 사례는 단순한 기업 매각 문제가 아니다. 국내 AI 반도체 산업이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을 준비가 되어 있는가에 대한 시험대다. 한국은 반도체 강국을 자부하지만, AI 반도체 시장에서는 아직 걸음마 단계에 머물러 있다. 유망한 AI 반도체 스타트업들이 하나둘씩 해외로 넘어간다면, 향후 AI 반도체 시장에서 한국이 차지할 입지는 더욱 좁아질 것이다.

 

퓨리오사AI 인수 논란은 단순한 기업 매각 이슈가 아니다. 한국이 AI 반도체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을지, 혹은 초기 경쟁에서 도태될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다. 정부와 국내 자본 시장이 이에 대한 명확한 해답을 내놓지 않는다면, AI 반도체 시장에서 한국의 미래는 장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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