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휴직은 더 이상 낯선 제도가 아니다. 지난해 육아휴직자의 남성 비율이 30%를 넘어섰다는 점은 우리 사회가 일과 가정의 균형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정책 시행 역사를 따져보면 그리 오래된 것은 아니다. 그런데 지금으로부터 600여 년 전, 조선 세종 시대에도 현대 육아휴직의 원형이라 할 만한 제도가 있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세종은 여성 노비에게 출산 전후 100일간의 휴가를 보장했을 뿐만 아니라, 남편 노비에게도 30일간의 출산휴가를 허용했다. 이는 단순한 시혜적 조치가 아니라, 육아가 여성만의 몫이 아니라는 시대를 앞선 인식에서 비롯된 정책이었다. 세종 12년(1430년) 10월 19일, 세종은 기존의 관노비 출산휴가를 대폭 늘리면서 "출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