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 한복판, 서울시청 맞은편에 자리 잡은 프라자호텔. 시청 앞 광장을 거닐던 이들이 한 번쯤은 궁금해했을 법한 건축물이다. 왜 시청 앞에서 남산을 조망할 수 없도록 이 호텔이 떡하니 자리 잡고 있을까. 프라자호텔이 들어선 이유를 이해하려면 반세기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1960~70년대, 서울의 도심 재개발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던 시기였다. 당시 서울시청에서 남산을 바라보면 그곳에는 무허가 판자촌이 빼곡히 들어서 있었다. 산업화의 그늘 속에서 삶의 터전을 잃은 이들이 남산 자락에 터를 잡고 살아갔고, 남산은 가난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전환점이 된 사건은 1966년 10월, 린든 B. 존슨 미국 대통령의 방한이었다. 베트남전에 참전 중이던 한국군을 격려하기 위해 방문한 존슨 대통령은 서울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