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한반도 바다를 가르는 3개의 전선

news1657 2025. 4. 29.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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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잠수함 건조에 속도를 내고 있다. 도산안창호급을 시작으로 3000톤급 이상 대형 잠수함이 잇따라 진수되고 있으며, 국내 방산기업들은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해외 수출 시장에도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는 한반도 주변 바다를 지키는 일이다.

 

한반도를 둘러싼 해역은 지금 세 개의 전선으로 갈라져 있다. 동해, 서해, 남해가 각각 다른 성격의 안보 위협에 노출돼 있으며, 바닷속 힘의 균형이 수면 위 정치보다 더 예민하게 요동치고 있다.

 

동해는 북한의 SLBM 위협이 집중된 구역이다. 북한은 신형 잠수함을 개발해 수중에서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능력을 확보하려 하고 있으며, 이에 대응해 미국은 핵추진잠수함을 순환 배치하고 있다. 한국 해군은 도산안창호급 잠수함을 전력화해 전략적 균형을 맞추고 있다. 동해는 사실상 '수중 핵 대치'의 최전선이 되고 있다.

 

서해는 또 다른 양상을 보인다. 북한의 해상 침투 루트가 밀집한 서해 5도 지역은 상시적인 저강도 충돌 위험에 노출돼 있으며, 최근에는 중국 해군의 활동도 서해 쪽으로 확대되고 있다. 서해는 북한과 중국이라는 이중 위협에 직면한 구역이다. 한국 해군은 감시와 차단 작전을 강화해 긴장 수위를 관리하고 있다.

 

남해는 중국 남진 전략을 막아야 하는 전략적 요충지다. 중국은 남중국해를 넘어 동중국해, 나아가 남해까지 영향력을 확장하려 하고 있다. 남해는 태평양과 동북아를 연결하는 해상 통로로서 군사적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 해군은 미국과의 연합 작전을 강화해 남해 해역의 안전을 지키고 있다.

 

현재 한미일과 북중러의 잠수함 전력을 비교하면 수적 격차가 뚜렷하다. 한국, 미국, 일본은 잠수함 약 98척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실전 가용 전력은 12~14척 수준이다. 반면 북한, 중국, 러시아는 합쳐서 150~180척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43~55척 정도가 실전 투입 가능한 것으로 추정된다.

 

수적으로는 북중러가 압도적이나, 질적으로는 한미일이 고성능 핵추진잠수함과 최신 디젤잠수함을 앞세워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 잠수함은 단순한 무기가 아니다. 보이지 않는 바다 속에서 억지력을 발휘하는 '움직이는 전략기지'이자, 국가 안보를 지탱하는 핵심 축이다. 특히 SLBM을 탑재한 전략핵잠수함은 어디서든 보복할 수 있는 힘을 제공하며, 바다를 통한 억제력 유지에 필수적인 자산이다.

 

한반도는 땅 위에서만이 아니라 바다 속에서도 분할돼 있다. 동해, 서해, 남해 각각의 전선은 성격도, 위협도, 대응 전략도 다르다. 수면 아래에서 벌어지는 힘의 균형은 앞으로 한반도 안보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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