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에 넣기도 전에 코를 먼저 공격하는 음식이 있다. 스웨덴의 수르스트뢰밍, 일본의 후나즈시, 이탈리아의 카수 마르주, 라오스의 빠댁. 한국의 홍어는 명함도 못 내밀 정도로 악취가 강하고, 인상을 찌푸리게 만드는 대표적인 발효음식들이다. 자국민조차 호불호가 갈리는 이 ‘악취의 발효음식’을 사람들은 왜 고안했고, 여전히 즐기고 있을까. 발효는 생존의 기술이었다. 냉장고도 진공포장도 없던 시절, 고기나 생선을 오래 보관하기 위한 수단으로 소금, 쌀, 공기, 미생물이 동원됐다. 처음에는 단순히 ‘썩지 않게 하는 방법’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며 ‘익히는 기술’로 자리 잡았다. 발효는 저장을 넘어 독특한 풍미를 만들어냈고, 지역 고유의 미각과 문화를 대표하는 상징이 되었다. 일본 시가현의 전통 음식인 후나즈시(ふなず..