뻐꾸기는 남의 둥지에 알을 낳는 새로 널리 알려져 있다. 자신의 둥지를 짓지 않고 개개비나 휘파람새 같은 다른 새 둥지에 알을 맡기는 번식 방식을 탁란(托卵)이라 부른다. 이러한 생태적 특성 때문에 뻐꾸기는 오래전부터 무책임한 존재의 대명사처럼 여겨져 왔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뻐꾸기를 보낸다"는 표현은 은밀한 관계나 책임 회피를 뜻하는 속어로 쓰이고, 뻐꾸기 수컷은 유혹만 하고 떠나는 바람둥이의 이미지로 인식돼 왔다. 하지만 뻐꾸기의 실제 생태는 이런 통념과는 많이 다르다. 한 마리 새끼를 키우는 데 드는 자원과 시간, 그리고 위험 부담 등을 고려할 때, 뻐꾸기의 탁란은 새끼를 직접 기르는 방식보다 훨씬 더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측면이 있다. 조류학계 연구에 따르면 탁란 방식이 직접 육아보다 버려지는 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