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챗GPT 한 번 쓸 때마다 물 반 병, 전기 10배

news1657 2025. 4. 2.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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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인공지능은 인간처럼 사고하고 표현하는 기술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단순한 정보 검색을 넘어 요약, 번역, 창작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며 생활 곳곳에 스며들고 있다고 한다. 특히 챗GPT와 같은 대형 언어모델 기반의 서비스는 질문을 던지면 몇 초 만에 정리된 답을 내놓는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더 빠르고 정리된 정보를 얻을 수 있어, 검색보다 훨씬 효율적이라는 반응도 적지 않다.

 

하지만 이 편리함 뒤에는 생각보다 많은 전기와 물이 사용된다고 한다. 관련 연구에 따르면, 구글이나 네이버, 다음 등 일반 검색 한 번에는 약 0.3Wh의 전기가 소비되지만, GPT는 질문 하나에 약 2.9Wh의 전력을 쓴다고 한다. 대략 10배 가까운 차이다. 전력뿐 아니라 냉각을 위한 물 소비량도 상당한데, GPT와 한 번 대화할 때마다 약 500ml, 즉 물 반 병가량이 사용된다는 분석도 있다. 이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영역에서의 에너지 소비는 기술의 실체를 다시 돌아보게 만든다.

 

이유는 간단하다. 생성형 AI는 기존 데이터를 단순히 찾는 방식이 아니라, 대규모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연산해 문장을 만들어내는 구조다. 이 작업은 모두 대형 데이터센터에서 이뤄지며, 이곳에서는 수천 개의 고성능 GPU24시간 가동된다. 그로 인해 발생하는 열을 식히기 위한 냉각 시스템도 상시 작동하는 구조다. 결국 생성형 AI는 사용자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막대한 자원을 소비하고 있는 셈이다. 질문 한 줄이 수백 개의 서버를 움직인다는 점은 자칫 잊기 쉽다.

 

GPT가 전기를 많이 쓴다는 사실은 이제 많은 이들이 알게 되었지만, 그것이 어떤 사회적 대응을 필요로 하는지는 아직 충분히 공론화되지 않고 있다. 정보 소비의 중심이 검색에서 생성으로 옮겨가는 흐름은, 이에 걸맞은 전력 인프라 전환도 필요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기술이 바뀌면 사회의 구조도 바뀌고, 그것을 뒷받침할 에너지 체계도 재설계돼야 한다.

 

미국, 일본, 싱가포르 등은 이미 자국 내 데이터센터 유치를 위해 전력 공급체계를 보강하고 있다. 프랑스와 아일랜드도 재생에너지를 연계한 친환경 AI 인프라를 구축 중이다. 일종의 '디지털 산업단지'를 조성하는 식으로, 전기와 데이터가 결합된 공간을 전략적으로 배치하는 흐름이 감지된다.

 

그에 비해 한국의 준비는 아직 미진하다. 수도권은 전력 공급이 이미 포화 상태에 가깝고, 지방으로 데이터센터를 이전하려 해도 주민 수용성 문제와 기반 시설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는 AI 강국을 선언했지만, 그것을 가능케 하는 에너지 기반에 대한 논의는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AI 산업의 경쟁력은 기술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인공지능(AI)의 편리함 뒤에 숨은 에너지 소비 구조를 고려하지 않으면, 우리는 기술의 그림자에 대응하지 못한 채 또 다른 부담을 떠안을 수 있다. 생성형 AI가 일상이 되어가는 이 시점에서, 전기를 어떻게 확보하고 분배할지를 고민하는 일은 단지 전력 전문가의 몫만은 아닌 듯하다. 질문은 AI가 대신해줄 수 있지만, 에너지에 대한 책임은 우리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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