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7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인종 전시회 당시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구스타프 클림트의 초상화 한 점이 공개됐다. 주인공은 아프리카의 한 부족 출신 왕자다. 이 작품은 2021년, 한 수집가가 빈의 갤러리에 반입하면서 세상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고, 복원과 감정을 거쳐 클림트의 진품으로 최종 확인됐다. 현재 판매가는 약 240억 원에 이른다. 작품의 미술사적 가치도 크지만, 이 초상화가 주목받는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그려졌던 역사적 배경 때문이다. 클림트는 이 그림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인종 전시회’ 기간에 제작했다. 이 전시회는 단순한 문화 교류의 장이 아니었다. 식민지 출신 사람들을 울타리에 가둬놓고, 대중이 ‘이국적인 존재’로 구경하고 소비하게 만든 이른바 인간동물원의 일환이었다.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