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로마 바티칸의 시스티나 성당에서는 교황 선출을 위한 콘클라베가 진행 중이다. 수많은 인파가 성베드로 광장을 메우고, 연기의 색깔 하나에 세계의 시선이 쏠린다. 콘클라베는 단지 종교 의식이 아니다. 중세의 전통이 21세기에도 살아 숨 쉬는, 인류사에서 가장 오래된 ‘지도자 선출 절차’ 중 하나다. ‘콘클라베’라는 말은 라틴어 cum clave, 즉 ‘열쇠로 잠그다’에서 유래했다. 말 그대로 문을 걸어 잠그고 외부와 철저히 단절된 채, 추기경들만의 공간에서 투표가 이루어진다. 전 세계 13억 가톨릭 신자를 대표해 약 120명의 추기경들이 교황을 선출하며, 이들 중 80세 이상은 투표권이 없다. 이들은 모든 통신 수단을 반납한 뒤 시스티나 성당에 머물며 하루 네 차례 투표를 반복한다. 흰 연기가 피어오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