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그룹이 모태기업인 애경산업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생활용품과 화장품으로 그룹의 기틀을 다진 핵심 기업을 내놓는 것은 곧 '정체성'의 포기로 해석된다. 이는 단순한 계열사 정리가 아닌, 그룹의 생존을 위한 고육지책이라는 평가다. 이번 결정의 배경에는 제주항공 사태가 자리하고 있다. 지난 1월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이후, 항공업 특유의 높은 고정비와 경기 민감성이 그룹 전반의 유동성 위기를 가중시켰다. 사고는 단발성이었지만,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애경 전체에 이상 신호가 왔다'는 해석이 빠르게 확산됐다. 실제로 최근 채권시장에서 애경 계열사 회사채의 금리가 눈에 띄게 상승했다. 애경그룹은 현재 지주회사인 AK홀딩스를 통해 지배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AK홀딩스는 제주항공, 애경케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