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중국과 일본을 연이어 방문했다. 중국에선 시진핑 주석이 직접 이 회장을 접견했고, 일본에서는 소재·장비 기업들과의 관계 회복에 나섰다. 미국과의 기술 동맹에 주력해온 삼성의 기존 외교 전략에서 의미 있는 변화가 감지된다. 이번 행보는 단순한 ‘현장 경영 복귀’가 아니라, 위기 인식과 전략 전환이 맞물린 결과로 읽힌다. 삼성은 오랫동안 ‘초격차’라는 독주 전략을 고수해왔다. 반도체 분야에서 기술력과 자본, 인재를 집중해 경쟁자를 따돌리는 방식이었다. 대표적인 사례가 D램이다. 1990년대 후반부터 공격적 투자를 통해 미국과 일본 기업들을 따돌렸고, 글로벌 시장을 사실상 주도해왔다. 그러나 글로벌 기술 질서가 급변하면서, 초격차 전략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AI 반도체와 전장 산업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