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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만 관중 시대, 한국 야구장만의 비밀

지난해 국내 프로야구가 사상 처음으로 1000만 관중을 돌파했다. 올해는 불과 118경기 만에 200만 관중을 넘어섰다. 단순히 경기가 재미있어서 생긴 일은 아니다. 한국 야구장은 지금, 세계가 주목하는 하나의 문화 상품으로 변모하고 있다. 이달 초, 대만 웨슬리여자고등학교와 대만 문화고등학교 학생 104명이 단체로 입국했다. 이들이 가장 먼저 찾은 곳은 놀이공원도, 명동도 아니었다. 치킨과 핫도그를 들고 응원봉을 흔들며 환호한 장소, 바로 야구장이었다. K야구장은 더 이상 스포츠 경기만 펼치는 곳이 아니다. 체험, 식도락, 쇼핑이 결합된 한국형 테마파크로 진화하고 있다. 한국 야구장의 핵심 변화는 ‘경기를 보는 공간’에서 ‘경험을 즐기는 공간’으로의 전환이다. 경기장에서 팬들은 치킨과 맥주를 즐기고, ..

트렌드 2025.04.27

플라스틱 지고, 합성고무 뜬다 – 석유화학의 명암

석유화학 산업이 전반적인 침체를 겪는 상황에서, 금호석유화학은 이례적으로 흑자를 기록해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지난해 이 회사는 약 7조 원의 매출과 2,700억 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LG화학,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 등 국내 주요 화학기업이 적자 행진을 이어간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러한 실적은 단순한 숫자 이상의 함의가 있다. 금호석화는 석유화학 산업의 주력 제품인 범용 플라스틱 대신, 합성고무라는 특수소재에 집중해왔다. 이른바 '선택과 집중'. 누구나 말은 쉽게 하지만, 시장이 호황일 때도 그 방향을 지켜내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합성고무는 원유에서 뽑아낸 화학물질을 조합해 만든 인공 고무다. 천연고무보다 내구성과 물성 조절이 뛰어나 자동차, 의료, 산업용 소재로 널리 사용된다...

산업 2025.04.24

정찰위성 4호기 성공…더 촘촘해진 하늘 감시망

대한민국이 군 정찰위성 4기를 갖춘 세계 5번째 국가로 올라섰다. 22일 발사된 정찰위성 4호기가 우주 궤도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지상국과의 교신에 성공하면서, 한국의 대북 감시 역량이 질적으로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이번 4호기에는 정찰위성의 '눈'이라 불리는 SAR(Synthetic Aperture Radar, 합성개구레이더) 센서가 완전 국산 기술로 장착돼 주목된다. 정찰위성은 크게 위성 본체와 탑재체(SAR·EO/IR)로 구성된다. 그동안 SAR 기술은 고난도 기술 집약체로 손꼽혀 왔다. 미국과 유럽 일부 국가가 독점해온 기술로, 한국도 과거 2·3호기 정찰위성에서는 해외 기술을 부분적으로 도입해 제작했다. 그러나 이번 4호기는 설계부터 신호처리 알고리즘, 고속 영상 전송 링크까지 모두 ..

산업 2025.04.23

일본에 가면 業務スーパー에 들려보자

일본을 찾는 여행자 사이에서 요즘 ‘업소용 슈퍼’라는 곳이 꽤 인기다. 고급 마트도, 관광지 특산품점도 아닌 이곳은, 낯설지만 의외로 유용하고 재미있는 장소로 꼽힌다. 정식 명칭은 業務スーパー(업무수퍼)다. 본래 식당이나 급식업체 등 업소를 대상으로 대량 식자재를 공급하던 유통 채널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일반 소비자와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서도 인기가 급상승 중이다. 핵심은 가격이다. 1kg짜리 냉동 닭튀김, 10인분 이상 분량의 카레 블록, 대용량 두부, 1리터짜리 푸딩까지. 모든 품목이 업소 단위로 구성돼 일반 마트보다 훨씬 저렴하다. 포장은 투박하고 디자인은 단순하지만, 그만큼 포장비와 유통 마진을 줄였다는 뜻이기도 하다. 매장은 대체로 창고형 분위기다. 매대는 군더더기 없이 기능적이고, 진열 방식도..

경제 2025.04.22

일본 쌀값 급등, 다단계 유통구조가 숨어있다

쌀 자급률이 100%에 가까운 일본이 최근 한국산 쌀을 수입했다. 지난해 여름부터 일본 내 쌀값이 치솟으며, 전남 해남산 ‘땅끝 햇살’ 브랜드 쌀 2t이 도쿄에 들어갔다. 소비자 판매용 한국 쌀이 일본에 수출된 것은 1990년 통계 집계 이래 처음이다. 농협은 현지 반응이 좋아 10t 추가 수출도 준비 중이다. 한일 양국 모두 자포니카 계열의 찰기 있는 쌀을 주식으로 삼으며, 쌀 자급률은 거의 100%에 이른다. 과잉공급을 걱정하던 나라가 쌀 부족 사태를 겪고 있다는 점에서 일본의 현실은 다소 의외다. 기후변화, 관광객 급증, 곡물 전환 정책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지만, 핵심은 따로 있다. 바로 유통 구조다. 일본의 쌀 유통은 민간 경매 중심의 다단계 구조다. 농가에서 도정업체를 거쳐 민간 경매시장에..

경제 2025.04.21

인간은 이성보다 직관으로 도덕을 판단한다

사람들은 왜 서로 다투는가. 왜 같은 사건을 두고, 어떤 이는 분노하고 어떤 이는 박수를 보내는가. 뉴욕대 조너선 하이트 교수는 이 질문에 도덕심리학이라는 렌즈로 접근했다. 그의 결론은 분명하다. "인간은 이성보다 먼저 직관으로 도덕을 판단한다." 하이트 교수는 13만 명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사람들이 도덕을 평가할 때 여섯 가지 기반을 사용한다고 설명한다. 그것은 배려, 공정, 충성, 권위, 고귀함, 자유이다. 이 가운데 진보 성향 사람들은 ‘배려’, ‘공정’, ‘자유’ 세 가지에 집중한다. 고통받는 사람을 도우려는 마음, 불공정을 참지 못하는 감정, 권력에 의해 억눌리지 않으려는 태도가 중심이다. 반면 보수는 여섯 가지 기반 모두를 고르게 반응한다. 약자를 보호하는 배려나 공정도 중요하지만, 가족과 ..

인문학 2025.04.20

네이버, 컬리와 손잡고 쿠팡 공략 나섰다

네이버가 신선식품 전문 플랫폼 컬리와 손잡았다. 단순한 입점 이상의 의미다. 유통 시장의 권력 구도에 균열을 내겠다는 시도다. 쿠팡을 견제하려는 전략적 연대라는 분석이 나온다. 쿠팡은 지난 10여 년간 유통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었다. 직매입과 자체 배송망, ‘로켓배송’으로 압축되는 소비자 경험이 핵심이었다. 기존 대형 유통사들이 대응하지 못하는 사이, 쿠팡은 유일한 생존자처럼 성장했다. 새벽배송까지 내재화하면서 독보적 브랜드가 됐다. 반면, 네이버는 검색 기반 커머스 플랫폼으로 고객 기반은 강했지만, 물류 인프라와 신선식품 배송에서는 약점을 드러냈다. 이 약점을 채워줄 존재가 바로 컬리다. 큐레이션 중심의 독점 상품, 충성도 높은 30~40대 여성 고객층, 정교한 새벽배송 시스템을 갖춘 컬리는 네이버의 ..

산업 2025.04.18

트럼프 수혜주 조선업, 탄소 시장이 또 밀어준다

탄소배출권 제도가 전방위적으로 강화되면서 포집된 이산화탄소(CO₂)를 옮기는 문제까지 산업계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탄소 감축은 더 이상 공장 굴뚝에서 끝나는 일이 아니다. 잡은 탄소를 어디로, 어떻게 이동시킬 것인지가 기후 대응의 실질적 과제로 떠올랐다. 이 가운데 HD현대미포가 최근 진수한 2만2000세제곱미터(㎥)급 액화이산화탄소 운반선이 주목을 받고 있다. 기존 7500㎥급 대비 3배에 가까운 이 선박은 단순한 화물선이 아닌, 탄소포집저장(CCS) 산업 확장을 위한 핵심 수단으로 여겨지고 있다. 유럽연합은 올해부터 해운업에도 배출권 거래제를 적용하고 있다. 유럽 항로를 오가는 선박들은 이제 배출량에 따라 추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미국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통해 CCS 프로젝트에 대한 ..

산업 2025.04.17

왜 순금은 100%가 아니라 24K로 부를까?

우리가 순금을 얘기할 때 흔히 ‘24K’라는 표현을 쓴다. 그런데 순금이면 100%라는 말을 쓰는 게 더 직관적이지 않을까. 왜 하필 24K일까? 그렇다면 18K, 14K는 금이 얼마나 들어 있는 걸까. 이에 대해 정확히 아는 사람은 의외로 많지 않다. 금의 순도를 나타내는 단위인 캐럿(karat)은 지중해 연안에 자라는 캐럽(carob) 나무의 씨앗에서 유래했다. 이 씨앗은 무게가 거의 일정해, 고대 상인들은 금이나 보석의 무게를 잴 때 기준으로 사용했다. 캐럽 씨앗 한 알을 1캐럿으로 보고, 24개를 기준 단위로 삼았는데, 이것이 순금의 기준으로 자리 잡았다. 즉, 캐럽 열매 24개 무게만큼의 금이 들어 있으면 100% 순금이라는 뜻이 되었다. 18K는 캐럽 씨앗 18개 무게만큼의 금이 포함됐다는 의..

역사 2025.04.16

밥 먹고 즉시 양치, 치아를 더 망가뜨린다

‘밥 먹고 바로 양치하라’는 말은 오랫동안 상식처럼 여겨져 왔다. 특히 하루 세 번 식후 칫솔질은 충치 예방의 기본 원칙으로 자리 잡았고, 많은 사람들이 이를 철저히 지켜왔다. 그러나 최근 구강 생리학과 치과 예방의학 분야에서는 이 습관이 오히려 치아 마모를 부추겨 건강을 해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반론이 제기되고 있다. 식사 후 구강 내 환경은 산성으로 급변한다. 당분과 탄수화물이 침 속 박테리아와 반응해 산을 만들어내고, 이 산이 치아 표면의 법랑질을 일시적으로 약화시킨다. 이 상태에서 곧바로 칫솔질을 하면, 연마제 성분과 물리적 마찰이 법랑질을 더욱 쉽게 마모시킨다. 실제로 도쿄치과대학 연구팀은 하루 세 끼 식사 직후 양치하는 사람일수록 법랑질 마모가 더 심하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충치를 ..

트렌드 2025.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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