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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인데 전쟁이 아닌… 캄보디아에 침묵하는 태국

태국과 캄보디아가 전쟁 중이다. 그런데 태국 정부의 대응이 지나치게 소극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캄보디아가 먼저 포문을 열었고, 태국이 군사력에서 절대적 우위를 점하고 있음에도 본격으로 반격에 나서지 않는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이번 무력충돌은 캄보디아군이 태국 시사켓 지역의 주유소와 민가를 로켓포로 공격하면서 시작됐다. 캄보디아는 다연장로켓 BM‑21을 동원했고, 태국은 F‑16 전투기와 중포병으로 응수했다. 민간인 피해가 확산되면서 양국 접경지역에서는 수십만 명이 피난길에 올랐다. 충돌의 직접적 원인은 20세기 초 프랑스가 잘못 그어놓은 국경선 때문이다. 이 지역은 이후 국제사법재판소(ICJ)까지 올라갔지만, 국경선에 대한 두 국가 간 해석 차이로 인해 군사적 충돌이 늘 반복돼 왔던 곳이다. 이번 분..

역사 10:39:41

우리가 잃어버린 4가지 한글발음 ‘ㆍ, ㅿ, ㆆ, ㆁ’

한글은 본래 28자였다. 지금은 24자만 남았다. 사라진 네 글자, ㆍ(아래아), ㅿ(반치음), ㆆ(여린히읗), ㆁ(옛이응)은 단순한 낱자가 아니었다. 인간의 미묘한 소리를 정확히 표기하기 위한 정밀한 문자였다. 세종이 직접 설계한 발음 기관 기반의 문자 체계는 그 자체로 과학이었다. 조선왕조실록은 훈민정음을 “바람소리, 학의 울음소리, 개 짖는 소리까지 표현할 수 있다”고 기록했다. 실제로 조선의 역관들은 생소한 외국어를 학습할 때 훈민정음을 활용해 발음을 그대로 옮겨 적었다. 영어, 몽골어, 만주어 같은 언어도 훈민정음 28자 체계 안에서는 충분히 구분해 표기할 수 있었다. 19세기 말 조선을 찾은 서구 선교사들도 이 점에 주목했다. 당시 출판된 한글본 영어사전은 오늘날보다 정교한 발음 구별을 보여준..

역사 2025.07.19

트럼프를 향한 日이시바 총리의 이유 있는 반기

일본은 패전 이후 줄곧 미국과의 동맹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왔다. 냉전기 안보 우산, 1990년대 플라자합의 수용, 아프간·이라크 전쟁 지원까지 일관된 친미 기조를 유지해왔다. 시대와 정권을 넘어 지속돼 온 흐름에 2025년 현재, 작은 균열이 생기고 있다. 최근 이시바 일본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대해 예상 밖의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국익을 건 전쟁”이라며 “우리를 깔보도록 내버려두지 않겠다”고 했다.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만나 관계 개선에 나섰던 모습과는 전혀 다른 기류다. 단순한 선거용 발언으로 치부할 수 있지만, 그 이면에는 보다 복합적인 배경이 깔려 있다. 미국은 이달 초, 일본과 한국을 포함한 14개국에 대해 8월 1일부터 전면적인 25% 관세를 적용하겠다..

역사 2025.07.13

맛집이라는 말도 잘못 쓰면 역효과가 난다

‘맛집’이라는 단어는 누구에게나 익숙한 표현이다. 비즈니스든 사적인 만남이든, 상대방에게 좋은 인상을 주고 싶을 때 자주 등장한다. 하지만 이 흔한 말이 때로는 관계를 어색하게 만들고, 심지어 반감을 살 수도 있다. 이유는 단순하다. ‘맛집’의 기준은 사람마다, 더 정확히 말하면 연령대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이 변화를 간과한 채 자신의 기준만을 앞세운 맛집 추천은 진심 없는 립서비스처럼 들릴 수 있다. 20~30대에게 맛집은 새로운 경험을 주는 곳이다. SNS에서 핫한 카페, 유튜브에서 본 해외식 메뉴, 누구보다 먼저 가본 이색 공간이 기준이 된다. 음식의 맛 자체보다는 그 장소가 주는 ‘첫 경험’과 공유할 수 있는 이야깃거리가 핵심이다. 특히 대접하는 입장에서는 “이런 집은 처음 와봤지?”라는 말 한마..

인문학 2025.07.11

지니어스법, 스테이블 코인의 역설…달러만 남고, 미국은 없다?

미국 상원이 최근 통과시킨 ‘지니어스법(GENIUS Act)’이 디지털 자산 시장의 질서를 흔들고 있다. 핵심은 달러 기반 스테이블 코인을 연방정부의 감독 아래 제도권에 편입시키는 것이다. 암호화폐 시장을 넘어, 국제 통화 체제와 금융 주권의 지형을 바꿔놓을 법안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 법을 강하게 밀어붙인 인물은 트럼프 대통령이다. 과거 비트코인에 부정적 입장을 밝혀온 그가 스테이블 코인만큼은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단순한 시장 친화적 접근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테이블 코인을 통해 해외 달러 수요를 흡수하고, 이를 활용해 국채 발행 부담을 줄이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현재 미국은 물가 불안과 경기 둔화 속에서 대규모 국채 발행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이미 금리는 20년 만의 최고 수준에..

경제 2025.07.06

캄보디아 국민음료 된 박카스…한국보다 더 마신다

인구 1,400만 명의 캄보디아에서 한 해 동안 팔리는 박카스는 약 1억 캔. 단순 계산만 해도 국민 1인당 8캔을 소비하는 셈이다. 한국보다도 더 많이 마시는 나라, 바로 캄보디아다. 이 낯익은 한국산 피로회복제가 동남아 시장에서 국민음료로 자리 잡은 데는 단단한 전략과 결정적 계기가 있었다. 박카스는 한때 국내 에너지음료 시장의 절대강자였다. 1963년 드링크 형태로 출시된 이후 ‘야근의 동반자’, ‘수험생의 친구’로 불리며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상황은 달라졌다. 비타500이 젊은 층을 겨냥한 톱스타 마케팅과 ‘카페인 무첨가’를 내세우며 맹렬히 추격했고, 시장 경쟁이 심화되었다. ‘올드하다’는 이미지가 붙었고, 약국에서나 찾는 제품이라는 인식도 강했다. 절치부심한 동아..

산업 2025.07.05

갓난아기 입천장에 숨겨진 인체의 비밀

갓난아기의 입천장이 성인의 입천장과 다르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성인의 입천장은 일반적으로 둥글고 돔처럼 생긴 구조다. 그러나 신생아의 입천장은 마치 그리스 문자 ‘오메가(Ω)’를 닮은 곡선 형태로 깊게 파여 있다. 양쪽이 위로 휘어진 듯한 이 독특한 구조는 단순한 형태적 차이를 넘어, 아기의 생존에 꼭 필요한 해부학적 설계로 기능한다. 특히 이 구조는 아기가 코감기에 걸려 코로 숨 쉬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모유를 먹을 수 있도록 돕는다. 성인은 코가 막히면 자연스럽게 입으로 호흡할 수 있지만, 갓난아기에게는 이야기가 다르다. 호흡과 먹는 기능이 아직 분리되지 않은 채 본능에 의존해 살아가는 아기에게 ‘코막힘’은 치명적인 위기다. 젖을 포기할 수도, 숨을 멈출 수도 없는 상황에서 아기의 오메가..

인문학 2025.06.15

양변기 발받침대, 작지만 확실한 건강 습관

문명이 인류의 배변 자세를 바꿔놓았다. 예전에는 누구나 쪼그려 앉아 변을 봤다. 길가 공중화장실도, 시골집 뒤뜰도 그랬다. 그러다 양변기가 등장하면서 사람들은 앉아서 배변하기 시작했다. 청결하고 편리했다. 위생도 개선됐다. 하지만 문제가 생겼다. 인간은 본래 쪼그려 앉아 배변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항문과 직장 사이에는 ‘치골직장근(puborectalis muscle)’이라는 고리 모양의 근육이 있다. 이 근육은 평소 직장을 잡아당겨 S자 형태로 구부러지게 만든다. 변이 저절로 흘러나오지 않도록 막아주는 장치다. 그런데 이 근육은 쪼그려 앉는 순간 느슨해진다. 몸이 숙여지고 무릎이 올라가면 치골직장근이 이완되면서 직장이 곧게 펴진다. 중력도 도와준다. 변이 자연스럽게 배출되는 구조다. 힘을 줄 필요도 ..

인문학 2025.06.12

스테이블코인, 통상화폐와 가상화폐의 징검다리 될까?

최근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관심이 뚜렷하게 높아지고 있다. 금융위원회를 중심으로 디지털 자산 제도화가 본격화한 가운데, 가상화폐를 실물경제와 연결하는 수단으로 스테이블코인이 주목받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기존 암호화폐의 급격한 가격 변동성과 통상화폐의 낮은 확장성 사이에서 절충점을 찾으려는 흐름이다. 스테이블코인은 가격이 일정하게 유지되도록 설계된 디지털 화폐이다. 대부분 미국 달러나 유로, 금, 국채 등 실물 자산에 1대1로 연동되며, 블록체인 위에서 실시간으로 거래된다. 비트코인의 투기성을 제거하고, 법정통화처럼 안정적으로 쓰일 수 있도록 고안된 구조인 셈이다. 시장에서 스테이블코인은 단순한 ‘코인’이 아니다. 통상화폐의 신뢰성과 가상화폐의 기술 유연성을 결합한 새로운 유통 수단으로 평가된다. 특히 정..

경제 2025.06.10

절세와 취향 두마리 토끼...‘누드분양’이 바꾸는 아파트 상식

아파트를 분양받는다고 하면 대부분의 사람은 인테리어까지 완비된 상태로 받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긴다. 바닥재, 벽지, 조명, 주방가구, 욕실 도기까지 모두 갖춰진 집이 기본이라는 인식이다. 하지만 최근 실수요자들 사이에서 이 상식을 거스르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인테리어를 제외한 상태로 분양받는, 이른바 ‘누드분양’이다. 이 방식은 건설업계에서는 ‘마이너스 옵션’이라 부른다. 골조공사와 배관, 전기 등 기본 구조만 완공한 뒤, 마감재는 소비자가 직접 선택하는 방식이다. 일종의 맞춤형 설계 개념이다. 소비자는 자신의 취향대로 내부를 꾸밀 수 있고, 분양가는 그만큼 낮아진다. 일반 소비자에겐 생소할 수 있지만, 인테리어 감각이 있거나 세금 부담에 민감한 이들 사이에서 실속 있는 선택지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

산업 2025.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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