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남아도는 쌀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하는 사람은 정책결정자 외에는 많지 않다. 피부로 와 닿는 일이 아닌 데다 농민들도 살아야 하지 않겠냐는 동정론이 섞이면서 문제가 방치되고 있다. 쌀 소비량은 줄어드는데 생산량은 그대로고, 정부는 이를 매입해 창고에 보관한다. 보관 비용은 매년 수백억 원씩 증가하고, 결국 일부는 폐기된다. 2023년 5월, 전북 김제의 정부양곡창고에서 화재가 발생해 300t의 쌀이 전소됐다. 정부는 이를 전량 폐기했지만, 이를 두고 묘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겉으로는 "아깝다"고 말하면서도, 실제로는 누구의 책임도 아닌 자연스러운 손실로 반기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과거 김대중, 노무현 정부 시절에는 과잉 생산된 쌀을 북한으로 보냈다. 하지만 북한으로 보내진 쌀이 군사적으로 전용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