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면 한국과 일본에서 메밀국수가 인기를 끈다. 특히 메밀국수를 시원한 무즙과 함께 먹는 방식은 더위를 식히고 입맛을 돋우는 데 효과적이다. 그런데 메밀과 무즙의 조합이 단순한 기호를 넘어 역사적 맥락 속에서 형성된 식문화라는 점은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메밀은 전 세계적으로 재배되는 곡물이지만, 한국과 일본에서 유독 중요한 음식문화로 자리 잡았다. 조선 시대에도 메밀은 중요한 구황작물로 활용되었으며, 국수 형태로 가공해 먹는 문화가 확립되었다. 『산림경제』(1715년)와 『임원경제지』(19세기) 등에 메밀을 활용한 국수 요리법이 기록되어 있다. 이를 통해 메밀국수가 조선 후기부터 대중적인 음식이었음을 알 수 있다.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은 조선에서 대량의 쌀을 반출했다. 이에 따라 조선 내에서는 수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