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지역을 휩쓴 대형 산불이 주택가를 덮치고 인명 피해까지 내며 비극으로 이어졌다. 뉴스 화면을 가득 메운 연기와 불길은 국민 모두에게 충격을 안겼다. 산불은 언제나 재난으로 인식된다. 꺼야 하고, 막아야 할 대상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자연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인간의 간섭이 없던 시절, 산불은 수천 년 동안 반복돼 온 생태계 순환의 일부였다. 태양열, 마찰, 낙뢰 등으로 시작된 자연 발화는 일정 시간이 지나면 스스로 꺼진다. 바람의 방향이 바뀌거나 습도가 오르고, 탈 수 있는 연료가 바닥나면 불은 자연스럽게 진화된다. 불은 때로 스스로를 통제하는 자연의 일부였다. 이 과정을 통해 고사한 식물은 사라지고, 토양은 새로운 영양분을 얻는다. 빽빽한 수목 아래 햇빛이 닿지 않던 땅에는 다시 광합성이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