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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4 28

환자 지키는 로봇시장에 뛰어든 현대자동차

현대차가 ‘환자 곁을 지키는 로봇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자동차 회사가 병원 안으로 들어간다는 말이 다소 생소하게 들릴 수 있지만, 이 선택은 단순한 기술 실험을 넘어선 전략적 행보다. 최근 한림대학교의료원과 현대차·기아는 ‘로봇 친화 병원’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병원 환경에 특화된 배송 로봇, 출입 인증 시스템, 물류 관제 솔루션 등을 공동 개발하고 이를 실제 현장에서 실증하겠다는 계획이다. 실증 1호 대상은 한림대학교성심병원이다. 병원은 무작위로 사람이 오가는 고밀도 복합 공간이다. 휠체어, 이동 침대, 의료진, 환자, 보호자 등 다양한 주체가 복잡한 동선 위에 동시에 존재한다. 이러한 공간에서 로봇이 원활히 작동하려면 자율주행, 정밀 센서, 장애물 회피 같은 고도의 기술이 필수다..

산업 2025.04.08

‘자동차 그 이상’의 전시…서울 모빌리티쇼의 진화

“이게 자동차 전시회 맞아?”2025 서울모빌리티쇼를 찾은 시민들 입에서 이런 말이 나왔다. 자동차가 전면에서 빠진 자리를 드론과 굴착기, 자율주행 셔틀, 거대 캐릭터 조형물이 채웠다. 행사장에 전시된 최신형 자동차보다 더 긴 줄은 굴착기 체험 부스 앞에 늘어섰다. 관람객의 시선은 이제 더 이상 바퀴 달린 차체에 머물지 않았다. 서울모빌리티쇼가 30주년을 맞아 확연한 변화를 보여줬다. 전통적인 자동차 전시회 틀을 깨고 ‘모빌리티’라는 이름에 걸맞은 종합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자동차를 넘어선 기술과 콘텐츠가 한데 어우러지면서 관람객은 신차 발표보다 새로운 체험에 눈을 돌리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HD현대의 굴착기 전시다. 중장비 제조사가 서울모빌리티쇼에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HD현대는 전시..

산업 2025.04.07

가난한 풍요의 시대, 다이소가 주는 위로

서울 명동역 인근, 12층 건물 전체가 다이소 매장으로 쓰이고 있다. 복층 구조의 매장은 층마다 화장품, 문구, 식기, 청소도구 등 다양한 상품들로 채워져 있다. 가격은 대부분 1,000원, 비싸야 5,000원이다. 이처럼 ‘천 원짜리 쇼핑’에 수많은 사람이 몰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다이소는 더 이상 ‘저가 제품을 파는 가게’가 아니다. 지금 이 시대의 정서를 반영하는 하나의 상징이다. 고물가, 고금리, 저성장이라는 삼중고 속에서 소비자는 실속과 위안을 함께 찾는다. 다이소는 그런 소비자에게 ‘심리적 풍요’를 제공한다. 적은 비용으로도 여러 상품을 살 수 있다는 만족, 즉 ‘가난하지만 풍요로운’ 소비의 경험을 구현해냈다. 한때 골목상권 파괴자로 비판받던 다이소는 이제 지역 경제의 촉진제로 평가받는다. 매..

경제 2025.04.06

2080 치약의 영광도 뒤로… 모태기업 매각 나선 애경그룹

애경그룹이 모태기업인 애경산업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생활용품과 화장품으로 그룹의 기틀을 다진 핵심 기업을 내놓는 것은 곧 '정체성'의 포기로 해석된다. 이는 단순한 계열사 정리가 아닌, 그룹의 생존을 위한 고육지책이라는 평가다. 이번 결정의 배경에는 제주항공 사태가 자리하고 있다. 지난 1월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이후, 항공업 특유의 높은 고정비와 경기 민감성이 그룹 전반의 유동성 위기를 가중시켰다. 사고는 단발성이었지만,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애경 전체에 이상 신호가 왔다'는 해석이 빠르게 확산됐다. 실제로 최근 채권시장에서 애경 계열사 회사채의 금리가 눈에 띄게 상승했다. 애경그룹은 현재 지주회사인 AK홀딩스를 통해 지배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AK홀딩스는 제주항공, 애경케미..

산업 2025.04.05

수소차냐 전기차냐…현대차가 제시한 두 갈래 미래

현대차가 흥미로운 두 장면을 동시에 펼쳐 보였다. 하나는 7년 만에 완전히 새로 태어난 수소차 ‘넥쏘’, 다른 하나는 전기차 ‘아이오닉 6’의 세련된 변신이다. 지난 3일 열린 서울모빌리티쇼에서 이 두 차는 세계 최초로 모습을 드러냈다. 요즘 자동차 산업의 화두는 단연 ‘친환경’이다. 내연기관차는 사라지고, 수소나 전기로 움직이는 차가 대세로 자리 잡는 중이다. 하지만 아직 갈림길은 남아 있다. 전기로 가야 할까, 수소로 가야 할까. 현대차는 이번에 이 두 갈래 길을 모두 강화하는 전략을 내놨다. 완전히 새로워진 수소전기차 ‘디 올 뉴 넥쏘’는 말 그대로 ‘신차’다. 2018년 처음 나온 넥쏘 이후 7년 만의 전면 리뉴얼이다. 반면 전기차 ‘더 뉴 아이오닉 6’는 기존 모델에서 디자인과 일부 기능을 개선..

산업 2025.04.04

이재용이 발길을 돌렸다…삼성의 새로운 판 짜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중국과 일본을 연이어 방문했다. 중국에선 시진핑 주석이 직접 이 회장을 접견했고, 일본에서는 소재·장비 기업들과의 관계 회복에 나섰다. 미국과의 기술 동맹에 주력해온 삼성의 기존 외교 전략에서 의미 있는 변화가 감지된다. 이번 행보는 단순한 ‘현장 경영 복귀’가 아니라, 위기 인식과 전략 전환이 맞물린 결과로 읽힌다. 삼성은 오랫동안 ‘초격차’라는 독주 전략을 고수해왔다. 반도체 분야에서 기술력과 자본, 인재를 집중해 경쟁자를 따돌리는 방식이었다. 대표적인 사례가 D램이다. 1990년대 후반부터 공격적 투자를 통해 미국과 일본 기업들을 따돌렸고, 글로벌 시장을 사실상 주도해왔다. 그러나 글로벌 기술 질서가 급변하면서, 초격차 전략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AI 반도체와 전장 산업은 ..

경제 2025.04.03

챗GPT 한 번 쓸 때마다 물 반 병, 전기 10배

생성형 인공지능은 인간처럼 사고하고 표현하는 기술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단순한 정보 검색을 넘어 요약, 번역, 창작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며 생활 곳곳에 스며들고 있다고 한다. 특히 챗GPT와 같은 대형 언어모델 기반의 서비스는 질문을 던지면 몇 초 만에 정리된 답을 내놓는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더 빠르고 정리된 정보를 얻을 수 있어, 검색보다 훨씬 효율적이라는 반응도 적지 않다. 하지만 이 편리함 뒤에는 생각보다 많은 전기와 물이 사용된다고 한다. 관련 연구에 따르면, 구글이나 네이버, 다음 등 일반 검색 한 번에는 약 0.3Wh의 전기가 소비되지만, 챗GPT는 질문 하나에 약 2.9Wh의 전력을 쓴다고 한다. 대략 10배 가까운 차이다. 전력뿐 아니라 냉각을 위한 물 소비량..

산업 2025.04.02

민주정치의 한계를 내다본 플라톤의 놀라운 통찰력

지금으로부터 약 2,400년 전,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은 인간 사회의 정치가 어떻게 발전하고 타락하는지를 깊이 고민했다. 그는 《국가》라는 책에서, 인간 사회의 정치가 시간이 흐르며 어떻게 변해가는지를 다섯 단계로 나누어 설명했다.  첫 번째는 ‘哲人정치’다. 말 그대로 지혜로운 철학자가 다스리는 정치다. 플라톤이 가장 이상적으로 본 체제다. 이 정치는 이성적이고 도덕적인 지도자가 공동체 전체의 이익을 위해 정치를 운영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이 지혜로운 지도자들이 사라지고 두 번째 단계인 ‘명예 중심의 귀족정치’로 바뀐다. 귀족정치는 용기 있고 명예를 중시하는 사람들이 나라를 이끄는 체제다. 그런데 귀족정치도 점점 타락한다. 명예보다는 재산을 중시하게 되면서, 부자들이 권력을 독점하는 ‘과..

인문학 2025.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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