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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3 46

중국 3대 기행문, 그중 하나는 조선인이 썼다

중국인들이 선정한 3대 기행문이 있다. 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 조선의 최부가 남긴 『표해록』, 일본 승려 엔닌의 『입당구법순례행기』다. 『동방견문록』은 유럽에 중국을 알린 대표적인 기행문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런데 두 번째로 꼽히는 기행문이 조선인이 남긴 기록이라는 사실은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다. 최부(崔溥, 1454~1504)는 조선의 학자이자 관료로, 1488년 부친상을 당하고 제주에서 전라도로 돌아가던 중 풍랑을 만나 표류했다. 그는 중국 절강성(현 항저우 부근)에 도착했으나, 처음에는 왜구로 오인되어 감옥에 갇혔다. 이후 조선의 관료임이 밝혀져 명나라 조정에 보고된 후 북경으로 압송되었으며, 황제를 알현하는 기회를 얻었다. 당시 교통수단이 발달하지 않았던 상황에서 최부 일행은 운하를..

역사 2025.03.16

태풍이 지나간 후, 지구는 더 건강해진다

태풍이 몰려오면 사람들은 긴장한다. 강한 바람과 폭우로 인해 피해가 발생하고, 매년 수십 개의 태풍이 한반도에 접근하면서 자연재해로 인식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뉴스에서는 태풍의 경로를 추적하며 침수 피해, 강풍 피해 등을 보도한다. 많은 이들은 태풍이 없는 세상을 꿈꾸지만, 태풍은 지구의 기후와 환경을 유지하는 데 파수꾼 역할을 한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온대 지역에서는 연간 강수량의 70% 이상이 태풍을 통해 공급된다. 태풍이 없다면 이 지역들은 극심한 가뭄에 시달릴 것이고, 사막화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태풍이 거의 없는 사하라 사막과 아라비아 반도는 건조한 기후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태풍이 자주 지나가는 동아시아 지역과 동남아시아는 상대적으로 풍부한 수자원을 확보하고 있다. 태풍은 단순히..

인문학 2025.03.15

인류사의 또 다른 비극 '히틀러의 아이들’

독일 나치는 유대인 학살로 악명이 높다. 히틀러는 유대인을 공격하기 위해 그들이 인종적으로 열등하다는 논리를 내세웠고, 이를 학살의 명분으로 삼았다. 다른 한편으로는 자신들 아리아인 혈통이 우수하며, 이를 더욱 확장해야 한다는 논리를 발전시켰다. 이러한 논리 속에서 탄생한 것이 바로 '레벤스보른(Lebensborn) 프로젝트'였다. 1935년, 나치는 순수 아리아인의 혈통을 보호하고 확장하겠다는 목표 아래 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친위대(SS) 대원들과 아리아인 여성들 간의 출산을 강요해, 태어난 아이들을 국가가 직접 관리하는 것이 핵심이었다. 하인리히 히믈러의 주도로 시행된 이 계획은 단순한 출산 장려 정책이 아니라, 국가가 직접 인종 개량을 주도하며 인간을 실험 대상으로 삼은 비극적인 시도였다. 아리..

인문학 2025.03.14

AI 시대에 알아야 할 4가지 개념

인공지능(AI)이 우리의 삶을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다. 많은 사람이 AI가 스마트폰의 음성비서, 자율주행, 챗봇 등에 활용된다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그 작동 원리를 정확히 이해하는 경우는 드물다. AI가 매끄럽게 작동하려면 네 가지 핵심 단계가 필요하다. 마치 요리를 하기 위해 신선한 재료, 주방, 조리법, 그리고 서빙 과정이 필요한 것처럼, AI도 이러한 요소들이 유기적으로 결합되어야 한다. AI의 첫 번째 요소는 AI반도체다. 기존 컴퓨터가 단순한 계산을 수행하는 것과 달리, AI 반도체는 방대한 데이터를 동시에 처리해야 한다. 이를 위해 GPU(그래픽 처리 장치)와 AI 전용 반도체가 필요하다. 대표적인 기업이 그 유명한 엔비디아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제공할 고성능 메모리(HBM..

산업 2025.03.13

감자, 악마의 음식에서 유럽을 살린 주식으로

감자는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식재료지만, 그 역사를 살펴보면 인류 문명과 함께한 변화의 흐름을 확인할 수 있다. 단순한 구황작물이 아니라 전쟁과 기근을 거치며 전 세계인의 식탁을 바꾼 중요한 작물이었다. 감자의 기원은 남아메리카 안데스 산맥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대 잉카인들은 기원전 몇 천 년 전부터 감자를 재배했다. 척박한 환경에서도 자랄 만큼 생명력이 강하고, 영양가가 높아 잉카 문명의 핵심 작물로 자리 잡았다. 당시 잉카인들은 감자를 단순한 식량으로만 활용한 것이 아니라, 다양한 방식으로 가공해 장기간 보관할 수 있도록 했다. 이렇게 저장된 감자는 전쟁과 기근 속에서 중요한 식량원이 되었다. 16세기 초, 스페인 탐험가들이 감자를 유럽으로 들여왔다. 그러나 유럽인들은 처음에는 감자를 쉽게 받..

산업 2025.03.13

커피는 커피벨트(Coffe Belt)에서만 자란다

오늘날 전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음료 중 하나인 커피는 특정한 기후 조건에서만 자랄 수 있다. 바로 적도를 중심으로 남북 위도 25도 사이에 위치한 '커피벨트(Coffee Belt)'다. 이 지역은 고온다습한 기후와 적절한 강수량, 비옥한 토양을 갖추고 있어 커피 재배에 최적화된 환경을 제공한다. 유럽에서 커피가 본격적으로 소개된 것은 17세기 초반이었다. 오스만제국은 커피 종자의 유출을 막기 위해 철저한 통제를 가했지만, 결국 네덜란드는 17세기 말 예멘에서 커피 종자를 반출해 자국으로 들여오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유럽의 기후는 커피 재배에 적합하지 않았다. 네덜란드는 기후 조건이 유사한 식민지 동남아시아로 눈을 돌렸다. 인도네시아 자바섬에서 커피 재배를 시도했는데,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이후 프..

산업 2025.03.12

종자유출 막으려다 로스팅 문화가 탄생

자연 상태의 커피콩은 옅은 노란색을 띠지만, 우리가 마시는 커피는 검은색이다. 노란빛을 띠던 커피콩이 검은콩으로 변한 과정에는 흥미로운 역사가 담겨 있다. 이디오피아에서는 9세기경 커피가 처음 발견되었다는 전설이 전해지며, 이후 예멘으로 전파되어 이슬람 세계에서 널리 소비되기 시작했다. 이후 오스만제국의 무역과 교역을 통해 유럽으로 퍼져나갔다. 이슬람 문화권에서는 음주가 금지되었기에 커피는 각성 효과를 지닌 대체 음료로 환영받았다. 메카 순례자들 사이에서 커피는 명상과 기도를 돕는 중요한 음료로 여겨졌고, 자연스럽게 메카 부근에는 커피하우스가 등장했다. 이곳은 학자들과 상인들이 정보를 교환하는 장소가 되었으며, 오스만제국의 수도였던 이스탄불에서도 커피는 생활의 필수 요소가 되었다.  이슬람권의 결혼 문화..

산업 2025.03.12

멍때리기가 주는 삶의 유익

서울시는 2014년부터 '멍때리기 대회'를 개최해오고 있다. 이 대회는 스마트폰 사용이나 대화가 금지되며, 가장 안정적인 심박수를 유지하는 참가자가 우승을 차지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2024년 대회에서는 30대 여성이 90분 동안 멍때리며 심박수를 안정적으로 유지해 우승했다. 얼핏 보면 장난스러운 행사 같지만, 이 대회는 현대인의 삶에서 잃어버린 중요한 무언가를 되찾기 위한 실험이다. 사실 멍때리기 대회는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일본 도쿄에서는 ‘국제 멍때리기 대회’가 개최되고 있으며, 미국에서도 일부 기업들은 직원들에게 창의성 향상을 위해 근무시간 중에 ‘멍때리기 시간’을 제공한다. 네덜란드에서는 ‘슬로우 라이프 챌린지’라는 이름으로 사람들이 일정 시간 동안 아무 행동도 하지 ..

인문학 2025.03.11

보릿고개의 비밀이 숨어있는 한국 맥주

맥주는 세계적으로 가장 사랑받는 술 중 하나다. 독일 뮌헨의 옥토버페스트, 일본 삿포로의 맥주 축제 등은 해당 국가의 맥주 문화와 자부심을 반영한다. 그러나 한국 맥주는 오랫동안 "맛이 없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러한 배경에는 보릿고개 시절의 경제적 어려움이 자리하고 있다. 한국에서 맥주 생산이 시작된 것은 20세기 초반이다. 일제강점기 일본이 세운 동양맥주(현 OB)와 조선맥주(현 하이트진로)가 한국 맥주의 기원이 됐다. 해방 이후에도 이 두 회사는 지금까지도 과점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 맥주가 밋밋하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 중 하나는 호맥(홉+맥아) 비율이 낮기 때문이다. 식량이 부족했던 시절, 술을 만드는 데 보리를 많이 사용할 수 없었고, 이에 따라 주세법 시행령 제3조에서는 맥아 함량이 최..

산업 2025.03.11

서울시내 초고층 건물에 방공포대가 있다

서울의 하늘을 가르는 마천루들. 우리가 익숙하게 바라보는 초고층 빌딩 중 일부 옥상에는 의외의 시설이 자리 잡고 있다.  바로 방공포대다. 군사기밀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위치는 공개되지 않지만, 일부 초고층 건물은 군사시설 보호법에 따라 방공포대 설치 대상이 된다. 1976년 착공된 여의도 63빌딩은 수도권 방공망이 지금처럼 촘촘하지 않았던 시절, 군사적으로 중요한 위치로 평가받았다. 63빌딩은 당시 서울에서 가장 높은 건물로서, 높은 곳에 방공포대를 설치하면 적의 공중 침투를 조기에 탐지하고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략적 요충지가 될 수 있었다. 최근에는 63빌딩보다 훨씬 높은 롯데월드타워(555m) 등이 등장하면서, 방공포대의 위치도 변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이와 관련된 구체적인 정보는..

경제 2025.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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